오프라인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많은 매장 수를 가진 브랜드라도 생성형 AI 추천 결과에서는 다른 순위를 받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가 챗GPT 등 AI 서비스에 제품이나 브랜드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실제 판매량이나 매장 규모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최근 식음료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새로운 브랜드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네이버·구글 검색 노출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AI가 소비자의 질문에 어떤 브랜드를 먼저 언급하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에이아이빅스랩은 식음료·프랜차이즈 분야 71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AI 브랜드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는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가 활용됐으며, 같은 질문을 반복 입력해 브랜드 언급 빈도와 공식 정보 활용 여부 등을 종합해 점수화했다.
조사 결과 실제 시장 점유율과 AI 추천 순위가 다르게 나타나는 사례가 상당수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분야에서는 국내 매장 수 기준 상위권 브랜드가 AI별로 서로 다른 평가를 받았다. 매장이 가장 많은 브랜드라도 특정 AI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반면, 다른 AI에서는 중하위권으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버거 시장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매장 수 기준으로는 상위권 브랜드가 정해져 있지만, AI가 추천하는 브랜드 순위는 별도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매장 숫자나 판매량만으로 브랜드를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사 대상 30개 카테고리 중 상당수 분야에서 AI마다 추천 1위 브랜드가 달랐다. 같은 제품을 검색하더라도 어떤 AI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가장 먼저 등장하는 브랜드가 바뀌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컵라면 분야에서는 일부 AI가 신라면컵을 가장 먼저 추천한 반면, 다른 AI에서는 육개장 사발면을 우선적으로 제시했다. 피자와 소주 분야에서도 AI 서비스별로 선호하는 브랜드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처럼 결과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각 AI가 학습한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하고 답변을 만드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가격, 맛, 가성비, 건강, 접근성 등 특정 조건을 추가하면 추천 결과는 더욱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제 단순히 검색 순위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AI 답변 속에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
과거 기업들이 검색엔진최적화(SEO)를 통해 네이버와 구글 검색 결과 상단 노출을 목표로 했다면, 앞으로는 생성형 AI 최적화 전략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AI는 수많은 검색 결과를 나열하는 대신 소비자 질문에 적합한 일부 브랜드만 선택해 제시하기 때문이다.

조사에서는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편의점 도시락 분야에서는 특정 PB 상품이 여러 AI 서비스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위를 기록했다.
냉동식품, 즉석밥, 단백질 제품 등에서도 대형 제조사 브랜드와 경쟁하며 상위권에 오른 PB 상품들이 확인됐다. 이는 온라인에 가격, 원재료, 영양정보, 구매 후기 등 구체적인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 AI가 정보를 활용하기 쉽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조사 대상 브랜드 중 일부는 주요 AI 서비스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아 낮은 평가를 받았다. 브랜드 인지도와 실제 판매 규모가 있더라도 AI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면 소비자 추천 과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업들이 홈페이지와 온라인 콘텐츠를 단순 홍보용으로 운영하는 것을 넘어, AI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번 지표는 매출이나 제품 품질, 소비자 만족도를 직접 평가한 순위는 아니다. 특정 기간 동안 생성형 AI 답변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노출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기존 시장 순위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생성형 AI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면서, 앞으로 브랜드 경쟁력의 기준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기업들에게는 “얼마나 많이 팔리는 브랜드인가”뿐 아니라 “AI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자주 추천하는 브랜드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중요해지고 있다.
답글 남기기